인체의 여러 이상 신호 중 ‘구토’는 소화기계 문제 외에 뇌질환, 정신질환 등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하다. 구토 자체만으로는 어떤 문제인지 알기 어렵지만, 구토의 다양한 양상 중에서도 ‘식사시간’까지 함께 고려해보면 어느 정도 원인 질환을 예측해볼 수 있다.
음식, 어지럼증, 감정 등 다양한 상황과 연관된 ‘구토’‘구토중추’는 소화기의 미주신경과 연결되어 있다.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와 같이 위장에 문제가 있을 때 구토를 하게 되는 이유다. 목구멍을 자극할 때 구토가 유발되는 것도 목젖을 포함한 인두부의 미주신경 자극이 구토중추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또 평형기관의 전정달팽이신경과도 연결되어 놀이기구나 차를 타고 멀미가 나거나,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질환이 있을 때 구토가 유발된다. 과음하거나 항암치료를 받을 때 구토를 하는 것은 화학수용체유발대(ctz)가 약물, 독성 물질 등에 반응하여 구토중추에 자극을 주면서 나타난다. 특정 상황이나 음식을 접하는 등 구토와 연관된 이전의 경험이나 감정, 후각, 시각 등의 감정적·감각적 자극에 의해서 구토를 하게 되는 것은 구토중추가 대뇌피질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식사시간과 구토△ 아침식사 전의 구토 =식사 간격 중에서 공복 상태가 가장 긴 아침식사 전에 하는 구토는 임신, 요독증, 알코올 중독 등과 관련이 있다.
임신 초기의 구역질을 동반한 구토 즉 입덧은 임신부에게 매우 일반적인 증상이다. 특히 영어로 ‘morning sickness’라 할 정도로 아침에 더 심한 경향이 있는데, 공복 상태일수록 입덧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입덧 예방을 위해 조금씩 자주 음식을 섭취하고, 입덧이 심해도 음식을 먹도록 권하는 것은 영양적인 부분도 있지만, 공복 시간을 줄여 입덧을 완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또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는 요독증, 과음 후 또는 알코올 중독인 경우에도 주로 아침 식사 전, 이른 아침에 구토하는 경향이 있다.
△ 식사하자마자 나오는 구토 =식사 중이나 직후 또는 음식을 보기만 해도 바로 나오는 구토는 대부분 신경성(정신성)이다.
신경성 식욕부진(거식증)은 체중 관리에 대한 강박관념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장애와 연관되며, 지속적인 구토에 의한 영양 부족, 빈혈, 골다공증, 탈모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어 있다. 또 외모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을 통한 심리치료 등이 필요하다.
△ 식후 1시간 정도 흐른 뒤의 구토 =식사 후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지난 후에 나오는 구토는 소화기 문제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음식이 소화기에 도착해 작용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위장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음식이 나가는 부위인 위유문부가 좁아지고 막히면(위유문부 폐색) 식사 후에 음식물의 위배출이 지연되면서 위장이 꿈틀거리고 속이 메스꺼운 증상과 함께 구토가 동반된다. 이 같은 위유문부 이상을 동반하는 질환에는 위무력증, 식도이완불능증(식도무이완증), 위암, 소화성 궤양, 췌장 및 담도 질환 등이 있다.
위암의 경우 위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거의 소화되지 않은 음식을 덩어리째 토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성 궤양의 경우 구토 후에 복통이 가라앉는 특징을 보이며, 췌장이나 담도 질환에 의한 구토인 경우에는 구토 후에도 복통이 나아지지 않는다.
△ 식후 3~4시간 정도 흐른 뒤의 구토 =섭취한 음식이 위장을 지나 더 아래로 내려간 시간인 식후 3~4시간 후의 구토는 장폐색과 같이 소장과 대장이 주로 문제가 된다.
구토물에서 대변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인 장폐색은 장유착, 대장암, 장중첩, 복막염 등이 원인이다. 십이지장과 연결된 소장의 윗부분이 막힌 경우에는 담즙을 포함한 구토물이 분출하듯 나오며, 소장의 아랫부분이 막힌 경우에는 주황색이나 갈색을 띠는 구토물이 점진적으로 나온다.
△ 식사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구토 =두통이나 뇌진탕, 평형기관의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 등은 식사와 상관없이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뇌종양, 뇌염과 같은 뇌 질환으로 뇌압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오심과 같은 사전 증상 없이 갑자기, 분출하듯 구토할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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