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인구 대비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위암은 조기에 수술하는 경우 완치율이 90% 이상에 이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필수적이다.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지만, 위암 수술은 위의 일부 혹은 전체를 제거하므로 수술 이후 식생활에 제약이 따른다. 철저한 식사 관리는 수술 후 항암 치료와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체력 및 소화 기능을 유지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서호석 교수는 5월 위의 달을 맞아 개최된 ‘위암 수술과 관리’ 강좌에서 “위는 음식물을 저장하는 ‘창고’ 역할과 이를 잘게 부수는 ‘맷돌’ 기능을 함께 하는데, 위를 절제하면 이 기능들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으므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이러한 증상들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식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식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 절제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위의 많은 부분을 절제한 경우에는 식도를 통과한 음식물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면서 순환 혈액량과 심박출량이 감소해 어지러움, 빈맥, 복통, 구토, 발한, 정신 혼미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덤핑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덤핑 증후군 외에도 역류성 식도염, 알칼리 역류 위염, 철 결핍성 빈혈, 비타민b12 결핍증, 대사 골질환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려면 ‘고단백, 저탄수화물, 적정 지방’의 식사를 하고 천천히, 소량씩, 자주,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실천해야 합니다. 또한 식후 30분 정도는 반좌위(누워서 침상 머리 부분을 45~60도 정도 올려 앉는 자세) 상태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빈혈과 대사 골질환(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암 수술 후 언제부터 정상 식사가 가능한가요?위 절제 범위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수술 후 2~3개월이 지나면 정상 식사가 가능합니다.
고기와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안 되나요?암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힘든 항암 치료 과정을 버틸 체력을 유지하려면 적당량의 고기 섭취가 중요하며 채식만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단, 가공육이 아닌 신선육을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수 등 밀가루 음식의 섭취도 무방합니다.
술을 절대 마시면 안 되나요? 도수가 낮은 술은 괜찮은가요?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어떤 종류의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술을 설사를 유발해 탈수 및 영양 결핍의 위험을 높이며 간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절대 금주가 원칙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커피를 비롯해 홍차, 녹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든 음료와 음식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가급적 섭취하지 않아야 합니다. 참기 어려운 경우라면 1주일에 1~2잔 정도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홍삼이 좋다고 하던데 먹어도 되나요?홍삼이 위 절제 환자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나와 있지 않으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성분이 농축된 각종 즙과 건강식품 등은 간 손상 우려가 있어 무분별하게 섭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막연히 ‘좋다더라’는 말만 듣고 건강보조식품을 과신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생선회나 육회 등 날고기를 먹어도 되나요?회는 익히지 않은 날것이기 때문이라기보다 질기기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질긴 음식은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를 먹는 경우에는 위 수술 전보다 몇 배는 꼭꼭 씹어서 섭취하고, 활어회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숙성회를 선택하는 것이 낫습니다.
위 절제 수술 후 항암 치료 중인데 입맛이 없어 식사가 어렵습니다.항암치료 중에는 입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절제 환자에게 허용된 범위 내에서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꾸준히 섭취하고, 입맛을 돋우는 약물 처방이나 영양 주사 등으로 보완하면서 영양 상태와 체력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으면 안 되는지 헷갈립니다.많은 환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다양한 식단으로 균형잡힌 영양을 섭취하면서 섭취 가능 여부가 헷갈리는 식품에 대해서는 의사 및 영양사와 상담을 통해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 수술 환자가 주의해야 할 음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미, 팥, 조, 보리, 수수 등의 너무 거친 음식
-기름진 육류 부위, 훈제육류, 햄, 소시지
-섬유질이 너무 많은 채소(더덕, 도라지, 미나리, 고구마순, 토란대 등)
-상추와 양상추를 제외한 생채소와 말린 채소(무말랭이, 건고사리 등)
-땅콩, 호두 등 견과류, 튀김이나 전, 샐러드유
-과일 통조림, 덜 익은 과일, 건조과일(대추, 건포도, 곶감, 무화과 등)
-말린 어육류(육포, 건오징어, 멸치, 북어 등)
-가당 우유
-맵고 짠 음식(젓갈, 장아찌, 양념이 진한 찌개, 매운탕 등)
-술, 담배, 카페인 음료(커피, 홍차 등)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